- 인수 후 첫 자금투입…CUV·SUV 개발투자비에 활용
마힌드라그룹(Mahindra & Mahindra Limited)이 쌍용차에 대한 투자비 지원을 결정했다. 쌍용차 인수 후 모기업의 첫 자금 지원이다.
쌍용차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거쳐 마힌드라그룹이 800억 원대 투자비를 지원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사회에는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과 이유일 쌍용차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양측은 향후 신차 개발 계획 등도 함께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는 오는 6월 마힌드라그룹을 대상으로 800억 원(보통주 1454만5455주)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받기로 했다. 유입된 자금은 CUV(Crossover Utility Vehicle) 개발 프로젝트와 2015년까지 개발을 목표로 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100' 개발 투자비에 우선 활용하기로 했다.
이번 자금 지원은 마힌드라그룹이 2010년 말 쌍용차 지분(69.93%) 인수에 5000억 원을 쓴 이후 처음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수년 간 경영악화가 지속돼 왔음에도 “향후 필요한 투자비는 쌍용차가 자체적으로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고, 추가적인 지원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적자를 지속하고 있던 쌍용차에 지난해 소형CUV 투자 승인을 내리면서도 이 같은 입장을 바꾸지는 않았다.
마힌드라그룹이 이번 자금 지원을 결정한 배경은 쌍용차가 당장 신차 개발 투자비 마련에 상당한 부담을 겪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CUV 투자를 승인해줬고, 또 2015년까지 신규 SUV 모델 출시를 계획했지만 적자가 지속되면서 자체적인 투자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쌍용차의 요청으로 마힌드라는 우선 800억 원의 자금 지원을 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자금 지원 규모가 큰 수준은 아니어서 아직까지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예상되는 투자비 마련에는 숨통이 트일 수 있겠지만 당장 산적해 있는 장기 프로젝트들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한 자금이기 때문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단계별 투자비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의 현금창출은 이루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당장 필요한 800억 원대 자금만 지원을 논의하게 된 것”이라며 “향후 자금이 필요할 경우에는 마힌드라그룹과 다양한 조달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