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트레일러 운전사가 생활고를 못 견뎌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 향후 화물연대 파업계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11시45분쯤 부산 서구 동대신동 동아대병원에서 독극물 중독으로 치료를 받아오던 트레일러 운전사 염모(34.부산 동구 수정동)씨가 숨졌다.
염씨는 지난 20일 오전 7시40분쯤 자신의 집에서 독극물을 마시고 신음 중인 것을 염씨의 어머니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다.
염씨는 어머니 앞으로 "불효만 남기고 먼저 갑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겼다.
경찰은 11살짜리 외아들과 생활해온 염씨가 수년 전 빚을 내 수출입화물 수송용 트레일러를 할부로 구입, 운송사업을 했으나 수입이 적어 생활고에 시달려 왔고 지난해 아내마저 자살해 더 이상 삶의 의욕을 잃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 조사 결과 염씨는 트레일러 운송사업을 해왔으나 유류비에 비해 수입이 턱없이 적어 빚이 늘게 되자 보유 중인 트레일러를 팔아 갚고, 두달 전 다시 1천100만원짜리 중고 트레일러를 17개월 할부로 구입해 운전해 왔으나 수입이 적어 월 할부금조차 못 낼 정도로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화물연대는 2003년 말까지 화물연대 조합원이었던 염씨가 조합비 미납으로 자격이 상실된 사실을 확인하고 진상조사단을 부산에 급파, 사망경위 파악에 들어갔다.
화물연대의 한 관계자는 "현행법 체제 아래서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생계를 제대로 꾸릴 수 없음이 다시 입증되는 충격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을 다시금 촉구한 뒤 적절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강도 높은 파업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