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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회사들이 자동차 제조사에 대해 갖는 가장 큰 불만은 ‘높은 차량가격’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택시운전기사들은 ‘낮은 연비’를 가장 큰 불만으로 꼽았다.
서울법인택시 사업자단체인 서울택시조합(이사장 김명수)은 조합 소속 255개 업체를 대상으로 지난 10월11일부터 11월16일까지 ‘택시차량 품질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설문조사에는 서울시 전체 법인택시 면허대수인 2만2831대의 63%(1만4370대)를 차지하는 160개 업체가 참여했다. 서울시 법인택시 차량의 98.5%는 현대·기아차다.
택시업체 경영자들은 택시차량에 대한 가장 큰 불만으로 ‘비싼 가격(63.7%)’이라고 답했다. 이어 낮은 연비(22.5%), 불필요한 기본사양(5.6%), 잦은 고장(5.6%), 낮은 안전성(2.5%) 순으로 나타났다.
‘비싼 차량가격’과 ‘낮은 연비’에 대한 불만은 ‘택시 가격의 적정성’을 묻는 별도 질문에서도 잘 나타났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90.5%가 ‘차량 값이 비싸다’(매우 높다 29.3%, 높다 61.2%)고 답했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 운행되는 YF쏘나타의 경우 차 값이 1500만원가량으로 직전 모델인 NF쏘나타(1200만원)에 비해 300만원가량 비싸다”며 “현대·기아차가 독과점의 지위를 이용해 매번 신차가 나올 때마다 차 값을 크게 올려 업체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가 택시 차량의 생산기간을 보다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외국의 경우 통상 한 택시 모델을 10~15년간 장기간 생산하지만 현대·기아차는 10년도 채 안돼 차를 바꾸는 탓에 부품구하기가 어려워 관리에도 부담이 된다는 것.
하지만 택시업체 경영자들은 정작 택시구매 시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는 '연비'를 최고로 꼽았다.
택시구매 조건에 답한 업체 중 32.1%가 연비를 1순위로, 31.4%가 '사후관리(A/S)'를 각각 꼽았으며, 의외로 가격조건은 5%에 불과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조합 측은 “택시시장 점유율이 한 제조사에 독과점 구조로 나타나 차량 선택권이 제약되는 현실적인 여건이 감안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택시업체 소속 운전기사들이 차량에 갖는 가장 큰 불만사항은 ‘낮은 연비’가 81.8%를 차지,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잦은 고장'(6.8%), '편의성 부족'(3.8%), '낮은 안전성'(3.8%), '불필요한 기본사항'(3.8%) 순이었다.
조합 측은 “노사 모두가 최근 미국서 발표된 현대차의 공인연비 파장 파문과 맞물려 실제 연비의 괴리에 대한 지적과 불신을 강하게 드러냈다”며 “현대·기아차가 실질적인 연비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업체들은 연비문제 개선을 위해 택시연료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CNG와 디젤이 각각 31.3%와 30.5%, 뒤이어 하이브리드(22.1%) 순으로 나타나 LPG 외 다른 연료를 선택한 비율이 83.9%에 달했다.
이 같은 이유는 LPG가격이 최근 3년 반 동안 46%가 폭등, 운송원가의 20%를 돌파해 경영난의 주요인이 되고 있으나 정부의 단일유종 연료정책과 이에 따른 LPG공급사의 독과점 구조는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택시조합은 설문조사 결과를 자동차제조사에 보내 택시생산에 반영토록 하고 앞으로도 매년 설문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