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뒷바퀴 98% 재생 타이어…주행 중 펑크사고 3년간 703건
최근 서울 시내버스 타이어가 잇따라 폭발한 것은 '재생 타이어'가 큰 원인인 것으로 지적된다.
서울시의회 공석호 의원은 "시내버스 타이어 폭발 원인이 뒷바퀴 재생타이어 때문으로 지적되는 가운데, 최근 3년간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시내버스 뒷바퀴 재생 타이어 평균 사용률이 97.8%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며 "동작구 노량진역 타이어 폭발 사고를 낸 S교통도 뒷바퀴 재생 타이어 사용률이 98.4%로 높게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공 의원은 또 최근 3년 동안 시내버스 주행 도중 타이어 펑크 발생이 2008년 308건, 2009년 317건, 2010년 78건으로 총 703건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공 의원은 "이 같은 원인은 버스 업체들이 새 타이어 값을 지원받고 있으나 막상 재생 타이어를 쓰고 있기 때문"이라며 "재생 타이어 값은 개당 15~17만원 선으로, 새 타이어보다 10여만원 저렴하다"고 말했다.
특히 공 의원은 "서울시도 이 같은 사정을 알면서도 현행 법상 뒷바퀴에는 재생타이어를 쓸 수 있게 돼 있어 문제가 될게 없다는 입장"이라며 "서울시가 버스 업체에 새 타이어 값 상당을 지원하면서 재생타이어 쓰는 것에 묵과한 것은 업무태만이고, 업체들은 시민의 안전은 뒤로 한 채 돈 벌이에만 급급해 재생 타이어를 사용한 것은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선 것"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적자투성인 버스회사 대표 평균 연봉이 1억이 넘고, 재생타이어 사용이 만연한 것은 행정편의주의의 표준운송원가 때문"이라며 "표준운송원가방식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파이낸셜뉴스가 16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시 전체 버스회사 66곳 중 뒷바퀴에 재생타이어를 사용하지 않는 업체는 신길운수 단 1곳뿐이었으며, 일부라도 정품을 쓰는 업체는 태릉·삼성·도선·송파 등 4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61개 업체는 전량 재생타이어를 사용했다.
지난해 서울 버스회사가 소비한 타이어는 모두 4만7257개로 뒷바퀴에만 모두 3만7018개가 사용됐고, 이 중 97.6%인 3만6124개가 재생타이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파이낸셜뉴스는 보도했다. 정품은 고작 894개로 단 2.4%에 불과했다.
파이낸셜뉴스는 그러나 이처럼 버스업체들이 재생타이어를 사용하는 원인은 서울시의 무리한 버스 '준공영제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가 버스회사에 지급한 타이어 교체비용은 시중 최저가 재생타이어 값에도 훨씬 못미쳐 대다수 버스회사가 값싼 재생타이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타이어 비용으로 66개 업체에 모두 68억4000만원을 지급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2008년과 2009년에는 각 65억1600만원, 68억7300만원이 나갔다. 이들 타이어 값은 지난 2004년 이후 현재까지 거의 인상되지 않았다.
2004년 서울시는 버스업체들이 실제 타이어를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을 조사한 뒤 평균값을 산출해 타이어 표준원가로 정했다. 당시 경영난에 허덕이던 버스업체들은 뒷바퀴의 경우 대부분 재생타이어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표준원가에 그대로 재생타이어 값이 반영됐으며, 그 이후 물가급등에도 불구하고 타이어 비용은 거의 인상되지 않았다고 파이낸셜뉴스는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생타이어의 안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그동안 실험결과였고 자원절약과 관련업계 생존문제도 있다"며 "버스업체에 타이어비를 정액으로 지급하지만 꼭 그 돈만 타이어 사는 데 쓰라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