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오후 1시49분쯤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갈현고가교 방음 터널 구간에서 불이 나 5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친 대형 사고와 관련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대응책을 피력했다.
화재 사고 다음날인 30일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화재현장을 현장점검 후 기자들과 만난 원 장관은 “현재 공사 중이거나 아직 착수하지 않은 방음 터널 공사는 전면 중단하고, 화재에 튼튼한 소재와 구조로 시공방법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이어 “이미 만들어진 방음터널에 대해선 전면 교체하거나 기술적으로 불가능할 경우 부분적으로 내화성 도료를 사용하거나 상부 개폐 등 안전조치들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대응책을 내놨다.
이날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파악된 전국의 국가관리 방음터널은 55개소로 원 장관은 이 55개소를 포함해 현재 공사 중인 방음터널까지 전수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이번 사고는 방음터널에 PMMA 재질의 투명방음판이 사용된 점이 피해를 키운 큰 원인으로 꼽혔다.
아크릴 소재의 PMMA는 빛의 투과성이 좋고, 가공하기 편리해 전세계적으로 쓰이는 재료긴 하나, 발화 온도점이 낮고 불이 붙었을 때 녹아내리며 연소가스가 빨리 퍼지는 등 폐쇄된 공간이나 화재에는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2018년 교통연구원은 PMMA 소재는 쓰지 않는 게 좋다는 의견을 국토부에 제안한 바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원 장관은 “전문가들의 진단을 거친 다음 예산, 비용 부담을 어떻게 할지 원칙을 빨리 세워 즉각 전면조치에 들어갈 생각"이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가장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는 지침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 관계기관의 안전불감증에 대해 반성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과 믿고 안심할 수 있는 대책이 수립하고 실행하겠다”고 하면서 “국토부는 이번 사고 계기로 더 이상 안전불감증, 비용을 이유로 안이한 방법으로 현상 유지하는 관성적 태도를 버리겠다”고 강조했다.
박래호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