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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전철에 대한 전반적 안전점검이 시급하다
  • 교통일보
  • 등록 2022-11-22 11:2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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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림선 경전철, 개통 6개월 만에 벌써 3번째 사고

한국은 다사다난(多事多難)한 나라다. 좋게 말하면 역동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사건사고가 빈번한 나라다. 인재, 자연재해, 관재까지 겹치는 사고가 많다. 


최근 이태원 참사 이후에 일어난 사고만 해도 많다. 그중 가장 우려되는 사고가 신림선 경전철 사고다.

 

신림선 경전철 도착을 알리고 있는 역사 내 전광판 (교통일보 자료사진) 

샛강역~관악산역을 오가는 서울 신림선이 잇따른 고장으로 운행이 중단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1월 17일 퇴근시간에 선로 이상이 발생해 11개 역, 7.8㎞ 전 구간 운행이 1시간25분 동안 전면 중단되더니 11월 18일 출근시간에는 열차 고장으로 45분간 또 막혔다. 지난 6월 전동차가 갑자기 멈춰 승객들이 1시간 가량 열차 안에 갇힌 데 이어 개통 6개월 만에 3번째 사고가 난 것이다.

 

지난 달(10월) 29일 오후 5시 46분부터 50분까지 신림선 경전철이 당곡역을 비롯해 신림역과 서원역을 무정차 통과했지만, 도시철도 초기 위기 대응 총괄 지휘자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이 사실을 몰랐다.

 

사고 발생 닷새 후인 11월 3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경전철 무정차 통과가 드러났다.

 

관제 승인 없는 정차역 통과에 대해 신림선 측이 서울시 도시철도 재난 안전 대응 규정보다 한 단계 낮은 철도 사고 보고 문자를 발송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열차에는 승객 90여 명과 안전요원 1명이 타고 있었지만 5분가량 무정차로 운행됐다.

 

신림선의 신호 체계가 무너지면서 앞 열차와의 추돌까지 발생할 수 있었던 위험성이 노출됐다.

 

신림선 탑승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이용객들 (사진=교통일보 DB) 


열차는 각 열차마다 정차, 배차 간격이 있다. 열차가 3초 쉬고 가고, 10초 가고 이것을 종합관제실에서 관제를 통해 모니터링을 한다. 이상이 있는 경우 기관사가 수동으로 통제한다. 

 

반면 기관사가 없는 무인(경전철)은 열차를 수동으로 세울 수 없다. 예컨대, 신호 체계가 무너지면 앞차를 추돌할 가능성이 있다. 경전철이 신호 처리가 더 철두철미해야 하는 이유다.

 

신림선은 관제 시스템 오류 특히, 무정차 통과를 알리는 경보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신림선 도시철도는 서면 답변을 통해 사고 원인은 역 정차 시간 확대를 위한 열차 운행 계획 변경 작업 중 입력 자료 오류로 추정된다고 해명했다.

 

열차 무정차 통과 당시 안전 순회 요원이 사고를 인지하지 못했지만, 열차 비상 정차 후 사과 방송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해 열차가 무정차를 알리는 경보 시스템을 신설하는 한편 열차 시스템 안전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림선은 지난 2월 예비 준공 검사에서 지적 사항 976건이 나와 보완했다고 밝혔지만, 지난 9월 인수인계를 위한 합동점검에서도 신호 관련 7건 등 모두 273건을 지적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림선 경전철 개통식 모습 (교통일보 자료사진) 

국내 첫 경전철은 2011년 3월 개통한 부산도시철도 4호선이다. 그해 9월 부산김해경전철이 개통됐고, 이듬해 7월 의정부경전철이 수도권 최초로 선보였다. 

 

이후 용인 에버라인, 대구 3호선, 인천 2호선, 김포 골드라인이 모두 경전철이다. 서울에는 2017년 9월 개통한 우이신설선과 지난 5월부터 운행을 시작한 신림선이 있다. 

 

경전철은 중전철인 기존 지하철에 ‘가벼운 전기 철도’를 말한다. 지하철과 버스의 단점을 보완하는 도시 교통수단으로 각광받아 해외에서는 1980년대부터 실용화됐다.

 

경전철은 지하철보다 차체가 작고 연결 차량이 2~6량으로 짧다. 시간당 수송능력이 4000~4만명으로 추산돼 3만~7만명인 지하철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2000~5000명인 버스보다는 월등히 많다. 

 

건설 비용이 지하철보다 훨씬 적고 무인운전 시스템이라 운영비가 덜 든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때문에 15~20㎞ 구간의, 교통 체증이 심한 대도시의 지선이나 중소 도시의 간선으로 적합하고 효율적 교통수단이다. 

 

그런데 한국 경전철은 전시행정과 선심성 공약의 표본으로 보인다. 선거 때마다 지역별로 경전철 건설 공약이 남발됐다. 수요 예측을 잘못하거나 재원 조달 방책을 등한시한 탓에 백지화된 사례가 숱하다.

 

경전철 홈페이지 게시판을 보면 크고작은 사고를 우려하는 시민들 목소리가 많다. 열차 지연, 혼잡한 상황, 출입문 작동 오류 등으로 문이 빨리 닫히는 바람에 인파에 떠밀리거나 다쳤다는 내용들이다. 

 

최근 이태원 참사를 거론하며 안전에 민감한 시기다. 안전이 최우선 대책이다. 잦은 사고는 큰 위험의 신호다. 경전철에 대한 전반적 안전점검이 시급하다.

 

김흥순/인간개발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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