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취재여록] ‘육운의 날’ 행사 이대로 좋은가?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2-11-19 04:32:13

기사수정
  • 너무 도식적이고 초라한 행사…포상자 선정 매년 논란

대한제국 시절 고종황제가 경복궁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자동차를 시승한 날(1903년 11월14일)을 기념해 지난 1987년 이후 매년 열리는 ‘육운의 날’ 행사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제36회 육운의 날 기념행사에서 어명소 국토교통부 2차관(왼쪽 일곱 번째)과 수상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공 국토교통부)

올해 제36회 육운의 날 행사는 화물운수단체의 주최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육운산업이 책임지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주제로 지난 14일 오전 11시 서울 양재동 서울 더케이호텔 거문고홀에서 열렸다.

 

올해 행사는 지난 2년간 34회, 35회 행사가 코로나19 영향으로 간소하게 치러진 것과는 달리 거리두기가 해제돼 육운산업 종사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육운산업의 나아갈 미래상을 제시하고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행사 당일 처참하게 무너졌다. 참석한 인원도 불충분했지만 행사장 분위기가 침체된데다 진행 자체도 도식적이었다. 한 마디로 105만 육운산업 종사자의 축하 자리라고 하기에는 너무 초라한 행사였으며 마지못해 치루는 행사라는 느낌이었다.

 

행사는 개회식-동영상 상영-대회사-축사(국회의원 2명)-시상식-격려사(국토부 제2차관)-결의문 선서의 순서로 별다른 감흥없이 그저 하던대로 무감각하게 진행됐다.

 

이태원 사고로 행사에 앞서 열리는 사전 공연이 취소돼 행사장 분위기가 활발하지는 않았으나 그렇다고 해도 육운업계의 축제의 장이라기에는 너무 침울하고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마치 사양화되고 있는 육운산업의 현실을 보는 것처럼.

 

육운의 날은 국토교통부 업무가 건설과 교통의 양대 산맥이기 때문에 흔히 건설의 날과 비교된다. 건설의 날은 지난 1981년 제정된 이후 매년 기념식을 개최해왔다. 기념행사에는 1000여명 정도가 참석하며 내빈도 국무총리 참석이 관례화돼있으며 국토부 장관, 국회의원, 건설 관련 단체장, 건설기업 임직원 및 수상자 가족 등이 참석한다. 2012년에는 이명박, 2015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올해 육운의 날 행사에는 어명소 국토교통부 2차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범수, 조오섭 의원, 버스·택시·화물·자동차정비 등 육운업계 종사자 200여명 정도가 참석했다. 원희룡 장관은 사우디 방문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외형적으로도 건설의 날 행사와 너무 비교된다.

 

매년 행사때마다 논란을 빚은 포상자 선정도 이번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이번 행사에서는 훈장 2명, 산업포장 2명, 대통령 표창 2명, 국무총리 표창 5명,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 204명 등 육운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 215명을 포상했는데 국무총리 표창 이상 11명 가운데 단체장이 5명을 차지했다. 단체장 위주의 포상이 계속 되는 가운데, 모 단체장은 국무총리 표창이 격에 맞지 않는다며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혀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인사는 “올해 행사는 너무 무의미하다고 느껴졌다"며 주최 측의 무성의를 꼬집었다. 육운의 날 행사는 버스·택시·화물·자동차관리단체가 돌아가며 4년마다 한번씩 주최하는데 내년 행사를 주최할 버스단체 관계자는 “올해 행사를 보니 내년엔 이렇게 하면 안되겠다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올해 행사를 주최한 화물단체 관계자는 “예산 부족으로 행사가 부실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TAG

프로필이미지

이병문 기자 다른 기사 보기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오세훈 시장, 한강 리버버스 선착장 조성 예정지 현장점검 오세훈 서울시장은 8일(월) 오후 4시 10분, 오는 10월 운행을 시작하는  서울시의 새로운 수상 대중교통 ‘한강 리버버스’ 선착장 예정지 3곳(옥수, 뚝섬, 잠실)을 차례로 방문해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8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오는 10월부터 운행 계획인 한강 리버버스 옥수 선착장 건립 예정지를 찾아 관계자들과 함께 선착장 위치와...
  2. 서울 자율주행버스, 전국으로 확산…민생맞춤 우수사례로 자리매김 서울시가 운영하는 민생맞춤 자율주행버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돼 시민은 물론 전 국민의 이동을 돕고 고단함을 덜어 주고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민생맞춤 자율주행버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돼 시민은 물론 전 국민의 이동을 돕고 고단함을 덜어 주고 있다.민생맞춤 자율주행버스는 누구보다 이른 새벽을 맞이하는 미화원‧경비원 등
  3. 도로파손・포트홀 주범 `과적 차량` 4월 한 달간 집중단속 각종 건설공사 착공으로 대형 화물차량의 운행이 늘어나는 가운데, 서울시가 포트홀(도로파임) 등 도로파손을 유발하고 교량의 수명을 단축시켜 도로 이용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주범으로 꼽히는 과적 차량의 집중 단속에 나섰다. 서울시가 포트홀(도로파임) 등 도로파손을 유발하고 교량의 수명을 단축시켜 도로 이용자의 안전을 위협
  4. 일반택배는 ‘우체국(소포)’, 기업택배는 ‘경동·합동 택배’ 최우수 국토교통부는 택배서비스 사업자 총 19개 업체 및 우체국 (소포)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도 택배 서비스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국토교통부는 택배서비스 사업자 총 19개 업체 및 우체국 (소포)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도 택배 서비스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수도권 물류센터 모습 (자료사진) 택배 서비스평가는 소비자 및 종
  5. 尹 대통령, 항만·해운 산업을 스마트·친환경으로 혁신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5일 오전 경상남도 창원시에서 열린 `부산항 신항 7부두 개장식`에 참석했다. 이 날 행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스마트 항만의 개장을 축하하고 우리 수출입 물류의 99.7%를 책임지는 항만·해운산업 종사자를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5일 경상남도 창원시에서 열린 `부산항 신항 7부...
  6. 비행기 탑승 전 `기내반입 금지물품` 꼭 확인하세요 한국공항공사(사장 윤형중)는 수학여행, 가족여행이 집중되는 봄철을 맞이해 여행객들에게 비행기 탑승 전 기내 반입 금지물품에 대해 확인하고 여행길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장에서 신분확인하는 여행객코로나 이후 수학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된 작년 5월, 김포공항에서 샴푸, 스프레이 등 액체류가 포함된
  7. 현대자동차, 인증 중고차 ‘트레이드-인’ 혜택 대폭 확대 현대자동차가 인증 중고차와 연계한 보상판매(트레이드-인) 혜택을 대폭 확대했다. 트레이드-인은 기존에 쓰던 제품을 제조사에 중고로 반납하고, 새 제품을 구입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는 이를 통해 출고가보다 낮은 가격에 신차를 살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9일 기존 보유 차량을 인증 중고차로 매각한 다음, 현대자동차나 제네시스 신
  8. 기후동행카드 누적 100만장 판매 돌파…평일 이용자 50만명 넘어서 서울시는 지난 1월 27일 서비스를 시작한 기후동행카드가 시행된 지 70일만인 4월 5일 누적 판매 100만장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기후동행카드 판매량(누적)4.5.(금) 16시 기준 누적 판매량은 100만 8천여장으로 ▴모바일 카드는 49만 3천장, ▴실물 카드는 51만 5천장이 각각 판매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 수치는 30일 사용 만료 후 재충전된 카드...
  9. 현대자동차, `쏘나타 택시` 출시... 3일 판매 개시 현대자동차가 국내 내연기관 중형 세단 중 유일한 택시 전용 모델 ‘쏘나타 택시’를 3일(수) 출시했다. 현대자동차가 국내 내연기관 중형 세단 중 유일한 택시 전용 모델 `쏘나타 택시`를 3일(수) 출시했다.쏘나타 택시는 내구성을 높인 택시 전용 LPG 엔진과 변속기, 타이어를 적용했으며 넓어진 2열 공간과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10. 尹 대통령, 고속철도망 전국 확대로 `전국 2시간 생활권` 확대 윤석열 대통령은 4월1일 오전 대전광역시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열린 고속철도 개통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4월1일 오전 대전광역시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열린 고속철도 개통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 앞서 대전역 승강장에서 공개된 신형 KTX의 이름을 `청룡`으로 명명했다. `청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