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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글로벌모터스, 한국 車산업 판 흔든다?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1-09-17 10: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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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차량 경형 SUV ‘캐스퍼’ 온라인 판매…무노조·시급제 도입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첫 차량인 경형 SUV ‘캐스퍼(CASPER)’. (현대자동차 제공)

일명 ‘광주형 일자리’ 정책으로 설립된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한국 자동차산업의 판을 뒤흔들 수 있을까? GGM이 첫 차량인 경형 SUV ‘캐스퍼(CASPER)’의 생산·판매를 시작하면서 고임금과 습관성 파업, 기득권 노조의 간섭에 찌든 국내 자동차업계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GGM은 지난 15일 캐스퍼 1호차 생산 기념식을 열고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이 회사의 2대주주로 차량 개발과 판매를 담당하는 현대자동차는 지난 14일 캐스퍼의 온라인 사전예약을 시작해 역대급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캐스퍼는 14일 하루 만에 1만8940대가 사전 계약되며, 올해 생산계획 물량분(1만2000대)을 훌쩍 넘어섰다. 또 역대 현대차 내연기관 차량 중 최다 사전예약 기록을 갱신했다. 종전 6세대 그랜저 페이스리프트모델이 기록한 1만7294대보다 1646대 더 많다.

 

온라인 판매는 그동안 현대차와 기아에서는 시도조차 못한 판매방식이다. 판매직 노조가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며 완강히 반대해서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거래가 일상적인 소비 방식으로 자리잡으면서 테슬라, 벤츠, BMW 등 수입차업계는 일찌감치 온라인 판매를 진행해왔다.

 

한국GM도 온라인 판매를 지난달부터 시작했으며, 르노삼성차 역시 올해 하반기부터 온라인 판매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 현대차의 캐스퍼 온라인 판매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국내 자동차판매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기존 자동차업체들에 비해 파격적인 GGM의 임금과 노사관계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GGM 근로자는 대부분 20~30대로 평균 초임 연봉은 3500만원이다. 지난해 현대차(8800만원)와 기아(9100만원) 생산직 평균 연봉의 40%를 밑돈다. 

 

GGM에는 노조가 없으며 호봉제 대신 시급제를 도입했다. 노조 대신 노사 동수가 참여하는 상생협의회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이들은 누적 생산 35만 대가 될 때까지 현재 임금을 올리지 않고 복지 수준도 유지하기로 했다. 그때까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과 노조 파업이 없다는 얘기다.

 

자동차업계에서는 GGM이 성공한다면 한국 자동차산업의 판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 병폐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기업이 자리잡으면 비슷한 제조업 모델이 계속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광주시(지분율 21%)와 현대차(19%) 등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자동차 생산 합작법인인 GGM의 탄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2014년 처음 아이디어가 나온 뒤 한동안 진행되지 않다가 2018년 현대차가 지분투자 의향서를 광주시에 제출하면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대차 노조와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은 이 사업을 집요하게 방해했다. 현대차가 참여를 철회하지 않으면 총파업을 강행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사업 논의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현대차 노조는 연봉 3500만원 수준의 자동차회사가 만들어지면, 자신들의 고임금이 정당화될 수 없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설명했다.

 

여러 차례 결렬 위기를 넘어선 뒤 2019년 1월 투자협약식이 열렸고, 같은 해 9월 법인이 설립됐다. 지난 4월 공장이 완공됐고, 시험생산이 시작됐다. 1998년 삼성자동차(현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이후 23년 만의 국내 자동차 생산공장이었다. 

 

GGM은 올해 1만6000대, 내년 7만 대를 생산하는 게 1차 목표다. 이후 연 10만 대 규모의 공장을 증설해 20만 대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채용 인력을 현재(580명)의 두 배 수준인 100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GGM의 첫 차량인 캐스퍼 기본 차량은 배기량 998cc 휘발유 엔진을 탑재하고 최고 출력 76마력, 최대 토크 9.7kg·m를 발휘한다. 공인 연비는 14.3㎞/ℓ다. 기아의 경차 모닝과 출력 및 토크가 같고 연비는 약간 낮다. 기본 차량보다 엔진 힘을 강화해 최고 출력 100마력, 최대 토크 17.5kg·m를 내는 터보 엔진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연비는 12.8㎞/ℓ다.

 

모든 모델에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기능 등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고속도로에서 자동차가 앞차와의 거리에 맞춰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며 주행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이용하려면 모던 이상의 모델을 선택해야 한다.

 

캐스퍼는 세계 최초로 세계 최초로 운전석 시트가 앞으로 완전히 접히는 풀 폴딩(Full-folding) 시트를 적용해 실내 공간 활용성을 확장했다. 2열 시트를 최대 160㎜ 앞뒤로 옮길 수도 있다. 뒷좌석을 앞으로 밀면 301L 크기의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캐스퍼는 기존 경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유니크한 내·외장 디자인을 채택했다. 차체 전면부에 독특한 분리형 헤드램프를 적용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고, 측면은 경차라는 것을 잊을 정도로 당당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을 완성했다. 

 

모델별 가격은 스마트 1385만원, 모던 1590만원, 인스퍼레이션 1870만원 등이다. 사전 구매 계약자는 온라인에서 원하는 차량 모델을 고른 뒤 예약금 10만원을 내면 캐스퍼 판매를 개시하는 이달 29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정식 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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