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태고 적부터 날기를 원했다. 비행기 같은 탈 것이 아니라 한 마리 새처럼 나는 행태를 희구했다.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가 그 오랜 꿈을 실현해 줄 것이다.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의 핵심은 ‘연결성’이다. 서로 다른 형태의 모빌리티를 이어주는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사람들은 혁신적 이동성을 경험할 수 있다. 그중 하나가 UAM. 빌딩 숲 사이를 비행하는 UAM을 타고 환승 거점인 허브(Hub)에 도착하면 곧바로 친환경 자율주행차로 갈아탈 수 있는 미래 도시가 이젠 영화 속만의 세계가 아니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차세대 모빌리티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UAM 사업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UAM은 전기를 이용해 수직이착륙하는 기체(eVTOL·electric Vertical Take Off and Landing)를 이용하는 서비스다. 프랑스 에어버스와 브라질 엠브라에르 같은 글로벌 제조사와 무수한 스타트업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를 위시해서 한화·대한항공 등 업체들도 이 사업을 위해 투자와 연구에 박차를 기한다.
UAM은 낮은 고도의 공중을 활용하는 교통 서비스로, 길 위의 교통 체증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전 세계UAM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70억 달러(약 7조9800억원) 규모에서 오는 2040년 1조5000억 달러(약 1711조원)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UAM 서비스를 위한 교통수단인 eVTOL은 전기모터를 활용해 여러 개의 회전식 날개를 돌리는 방식이다. 일상에서 출퇴근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스타트업 중에선 이스라엘 이비에이션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이비에이션은 지난 1일 전기 항공기 ‘앨리스(Alice)’ 생산 버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블룸버그는 “앨리스가 예정했던 2024년보다 훨씬 빠른 올 하반기 첫 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기 항공기는 9명의 승객과 2명의 조종사를 태우고 비행하는 통근용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사이를 비행할 수 있다. 이비에이션은 “2024년 댈러스, 로스앤젤레스, 멜버른 등을 거점으로 운항 서비스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현대자동차와 한화시스템, 대한항공이 UAM사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현대차는 정의선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UAM사업을 의욕적으로 키우고 있다. 2019년 9월 UAM 사업부를 신설했고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0에서 우버와 협력해 콘셉트 항공기 모델 ‘S-A1’을 공개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의 미래항공 전문가인 신재원 박사를 영업해 담당 사장을 맡겼다.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는 2025년까지 UAM 기체 개발과 모빌리티 서비스, 도심항공 구축 등에 15억 달러(약 1조68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다음으로 한화시스템은 미국 오버에어와 함께 에어모빌리티 기체 ‘버터플라이’를 개발 중이다. 최대 시속 320㎞로 경기 용인 터미널에서 서울 광화문역까지 15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2025년 시범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한항공 역시 지난 4월 운항·종합통제·항공우주사업본부 직원 등으로 구성된 UAM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이병문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