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운송업계가 과적 운행을 하는 이유는 화주의 무리한 요청을 거절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관련 법령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8일 화물차운송업계에 따르면 화물운송업계는 ‘화주→운송주선사업자→운송업체→화물차주(기사)’ 등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현재 화물차는 공급과잉인 상태라 운송을 맡기는 화주가 절대적인 ‘갑’의 위치다. 하지만 현행 도로법은 과적 행위에 단속되면 화물차 운전기사만 처벌한다.
과적 운행으로 적발될 경우 도로법에 따라 30만~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안전장치 무단 해체나 적재 불량 시에는 운행정지 또는 감차 운행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 무리한 짐을 맡긴 화주에게는 과태료를 물리지 않는다.
화물차 기사 A씨(42)는 “화물차 기사들은 당연히 과적 운행을 원하지 않지만, 화주가 무리한 운송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며 “화물차는 넘쳐나는 상황이라 화주가 무리한 요구를 해도 거절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화물차 기사 B씨(55)도 “화주가 ‘갑’인 운송업계에서는 과적 운행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운 구조”라며 “단속에 걸리면 과태료를 대신 내주겠다며 운전기사를 과적 운행으로 내모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화물차 기사들이 과적 관련 법 규정을 모를 리 없다. 하지만 화주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법의 한계상 과적 운행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관계자는 “화물차주를 포함, 화주까지 함께 처벌하는 제도가 있어야 과적 운행이 줄어들 것”이라며 “무리한 과적을 하지 않으면 일감도 늘어 화물차주들의 수입도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래호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