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택배기사들, 추석 앞두고 “이러다 죽는 것 아닌가”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0-09-12 08:56:42

기사수정
  • 코로나 이후 물량 지속 증가, 피로 누적…“과로사 방지대책 마련해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택배 노동자 추모행진 기자회견을 갖고 택배 분류작업 인력 투입을 촉구했다.

택배기사들이 다가오는 추석 걱정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택배 물량으로 이미 지쳐있는데, 추석을 앞두고 물량이 몰릴 생각을 하니 너무 두렵다는 것이다.

 

12일 택배기사들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한 물량을 간신히 소화하고 있다며 추석연휴 기간 배달 물량이 급증하기 전 기사들의 업무 과중을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되는 택배기사들은 배송하는 물량의 건수에 따라 수입을 올린다. 기사들에게는 각자가 책임지는 ‘책임 배송구역’이 배당된다. 자신이 맡은 구역에 배송물량이 늘어나면 늘어난 만큼 해당 물량을 전부 책임지고 당일 배송해야 한다.

 

이들은 늘어난 물량으로 수입이 증가하는 것은 그 다음이고, 누적된 피로로 언제 쓰러질지 모른다는 걱정을 안고 있다. 택배기사 A씨는 “코로나 이후 업무시간으로 따지면 하루 2시간 이상 근무 시간이 늘어났다”며 “일을 하다가도 ‘이러다 죽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피로가 누적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혹시라도 감염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더욱 피로를 가중시키고 있다. B씨는 “고객 아파트와 엘리베이터를 매일 거치다 보면 혹시라도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그래서 하루 종일 마스크를 끼고 일하는데 그럴 수록 빨리 지치게 된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C씨는 “추석을 비롯한 가을에는 택배 물량이 개인당 30% 이상 폭증한다”며 “동료 기사들이 과로사했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아무 대책 없이 이런 상황을 맞는 게 무섭다”고 호소했다.

 

택배연대노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국 택배노동자 7명이 과로로 사망했다. 노조는 택배기사 장시간 노동의 원인으로 배송 전 분류작업을 꼽으며, 최소한 추석 연휴 전 만이라도 택배 분류 작업에 추가 인력을 써서 노동시간을 줄이라고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택배기사들의 늘어난 노동시간에 비례해 수입이 증가하지는 않았다”며 “전체 작업 가운데 배달 수수료를 받는 배송 업무보다 소득이 발생하지 않는, 이른바 ‘공짜노동’인 분류 작업시간이 더 많이 늘어난 탓”이라고 밝혔다. 

 

또 “국토교통부가 최근 내놓은 대응방안은 전시성 대책에 불과할 뿐,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택배 분류작업에 추가 인력을 투입하는 조치가 마련되지 않아 유감”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지난 10일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등과 택배업계 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로 인한 배송물량 급증에 대응해 증가되는 물동량 대처, 종사자 보호, 방역강화 등을 위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국토부는 코로나 확산과 추석 택배물량 증가에 대비해 코로나 방역관리 강화와 종사자 보호조치 권고사항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준수를 당부했다. 

 

권고사항엔 증가하는 배송물량을 정상적으로 처리하도록 택배기사의 작업량을 조정하도록 했다. 또 정당한 지연배송에 따른 택배기사 불이익 조치 금지, 영업소별 건강관리자 지정과 건강상태 관리, 영업소 응급물품 구비 및 방역물품 지원, 시설방역강화 자체 점점 등의 내용도 담았다. 

 

국토부는 오는 21일부터 10월5일까지 2주간 정부, 택배사, 통합물류협회 간 비상연락체계(상황반)를 구축하고 권고사항에 대한 이행실적을 매일 점검할 방침이다. 

 

점검결과는 매년 택배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서비스평가에 반영하며, 권고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택배사는 일정 기간 신규증차를 불허할 방침이다. 



관련기사

프로필이미지

이병문 기자 다른 기사 보기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2월까지 자동차 수출 114억 달러, 전년대비 7.5% 증가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24.1∼2월 누계 기준 자동차 수출액이 114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7.5% 증가했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4.1 · 2월 누계 기준 자동차 수출액이 114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7.5%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수출단가도 증가 추세로 작년 초(2.3만 불) 대비 0.1만 불 증가한 2.4만 불로 집계됐다. 다만, 2월 자동
  2. 서울교통공사, 모든 역 최소 ‘ 2인 1조 ’근무체계 실현 서울교통공사(사장 백호)가 3.15자로 역에서 근무할 신입사원 337명을 배치함으로써 최소 ‘2인 1조’ 근무 체계를 마침내 실현했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사장 백호)가 3.15자로 역에서 근무할 신입사원 337명을 배치함으로써 최소 `2인 1조` 근무 체계를 마침내 실현했다고 밝혔다.지하철 내 발생하는 각종 사고 및 이상동기 범죄
  3. 서울교통공사 `무단결근 151회` 노조간부 34명 해고 중징계‧급여 환수 서울교통공사(공사)는 노조활동을 핑계로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를 악용해 무단결근‧이탈, 지각 등의 행위를 자행하던 노동조합 간부 34명에 대해 파면‧해임 등 대규모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또한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최대 4,000만원 규모의 급여를 환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는 노조활동을 핑계로 근로시간 면
  4. GTX-A 수서~동탄, 정기적 이용자 2~3천원대로 이용 가능 국토교통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수서~동탄 구간 개통을 앞두고 이용자의 편의를 돕기 위해 열차 및 역사 이용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사전에 안내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수서~동탄 구간 개통을 앞두고 이용자의 편의를 돕기 위해 열차 및 역사 이용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사전에 안
  5. 양천구-김포시‘2호선 신정지선 김포 연장’…교통복지 실현 물꼬 양천구(구청장 이기재)는 경기도 김포시와 함께 철도교통망 확충을 위한 ‘서울 2호선 신정지선 김포 연장(까치산역~김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서울시청을 방문,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사업 추진을 적극 건의했다고 밝혔다.  21일 오전 양천구-김포시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 중인 이기재 양천구청장과 김병수 김포시...
  6. 정부, 21일부터 `회전교차로` 올바른 통행방법 캠페인 시행 정부가 회전교차로 내 교통사고 감소를 위하여 회전교차로의 올바른 통행 방법에 대한 집중 캠페인에 나선다. 회전교차로 포스터 : 일반 운전자 대상(왼쪽) 버스 · 대형차 운전자 대상(오른쪽)이번 캠페인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3월 21일부터 4월 30일까지 시행한다. 합동 캠페인 시행기관은 국토교
  7. GTX-A 수서~동탄 구간, 19일부터 3일간 ‘국민참여 안전점검’ 실시 국토교통부는 오는 3월 30일 토요일로 예정된 GTX-A ‘수서~동탄’ 구간의 개통을 앞두고 3월 19일부터 3월 22일 중 3일간(3.20 제외) 일반국민 200여 명과 국토교통부 직원 70여 명이 참여하는 ‘국민참여 안전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23일 GTX-A 개통 준비 종합 점검회의 개최 모습이번 ‘국민참여 안전점검’은
  8. 정부, 도심 내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밑그림 그린다 정부가 3월 21일부터 ‘철도지하화 통합개발’의 청사진을 그리는 종합계획 수립 연구 용역에 본격 착수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3월 21일부터 `철도지하화 통합개발`의 청사진을 그리는 종합계획 수립 연구 용역에 본격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용역은 지난 1월 30일 제정된 `철도지하화통합개발법`에 따른 종합계획 수립을
  9. 남해바래길에 자전거길·등산로·바닷길 융합된다 걷기 여행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는 남해바래길이 `3.0 사업`을 통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 남해군 관계부서와 남해군관광문화재단 바래길문화팀은 지난 13일 앵강다숲 남파랑길여행지원센터 강의실에서 바래길 3.0 사업 성공추진을 위한 간담회를 했다.현재 바래길은 2020년 3월부터 추진한 `남해바래길2.0` 사업을 통해 256㎞
  10. 김동연 "파주 문산까지 KTX 연장하고 의정부까지 SRT 연결 추진" 경기도가 42개 노선 645㎞ 철도 건설에 40조7천억 원을 투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경기도 철도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19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경기도 철도기본계획 수립발표`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연결하는 경기도 철도시대을 열겠다`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는 19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경기도 철도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