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택시요금이 지난 1일부터 인상됐습니다.
그런데 요금이 인상된 후 오히려 요금인상 반대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는 듯 합니다. 인상 반대의 목소리는 특히 민주택시노조 측에서 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택시노조는 택시요금인상 시행을 며칠 앞둔 5월26일에 기자회견을 갖고 요금 인상 반대의견을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요금인상안이 확정됐기에 사실상 버스 지나간 뒤 손 흔드는 격이 됐습니다.
요금인상이 시행된 후에도 민택노조는 지난 9일 오전에 열린 서울택시요금개선대책 간담회(열린우리당 서울시당 주최)와 같은 날 오후에 열린 서울역 집회에서도 요금 인상을 반대한다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민택노조가 택시요금 인상을 반대하는 이유는 서울시가 택시요금을 인상하면서 실제 운송원가를 부풀려 산정했다는 것입니다.
또 택시 서비스 개선이나 택시 근로자의 처우개선을 위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서울시 입장에 대해 택시 과다공급과 불법 도급.사납금제 등의 구조적 개선없이 요금만 인상하는 것은 택시 시장여건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민택노조 뿐만 아니라 열린우리당 서울시당도 뒤늦게 지난 9일 서울택시요금개선대책 간담회를 개최하고 요금인상 반대 분위기 돋우기에 일조했습니다.
이 간담회에는 우원식 국회의원(서울시당 정책위원장)과 서울시 의회 손석기.서종화의원, 그리고 서울시.노조 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만, 이해 당사자의 한 쪽인 택시사업자나 사업조합 관계자는 아예 초청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간담회에서 대책위 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원가산정 부분과 관련한 문제점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감사원에 감사 의뢰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요금인상이 확정된 후 뒤늦게 반대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있는 것일까요? 이번 요금인상은 갑작스럽게 시행된 것도 아니며 이미 서울시가 작년 가을부터 검토.추진한 사항이며 그 과정에서 충분히 반대 의견을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요금 인상은 물론 서울시 의회와 물가정책심의위원회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시행되는 것으로, 뒤늦게 반대의 목소리를 거세게 낸다고 철회되는 것도 아닙니다.
민택노조 등이 이런 사실을 모를리 없을텐데요. 여러가지 추리가 가능합니다만 그건 독자의 판단에 맡겨볼까 합니다.
반면 한국노총 산하 전국택시노련 측은 택시요금이 이미 올랐고, 인상에 따른 수익분을 전액 택시기사에게 돌려주기로 사업조합측과 협약을 맺은 만큼 일단 협약이행 여부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나타내 민택노조 측과 대조를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