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에서 팔린 수입차는 모두 19만6359대다. 가장 많이 팔린 단일 차종은 폭스바겐 티구안으로 8106대가 판매됐다. 그런데 이 통계에는 같은 기간 1만8000여대가 팔린 QM3(사진)가 빠져 있다. 르노삼성차가 수입차협회 회원사가 아니라 통계에서 제외된 것이다.
르노삼성자동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3는 분명 수입차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지난해 수입차 판매량은 20만대를 훌쩍 넘고,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는 QM3가 되는 것이다.
QM3가 연간 판매 2만대에 육박하면서 통계적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QM3는 수입차임에도 불구하고 수입차 판매실적에서 빠지고, 르노삼성 내수 판매량에 잡힌다. QM3 판매실적을 수입차로 분류할 경우 수입차 내수 점유율은 1% 이상 증가한다.
이 같은 통계오류 및 착시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등록 회원사의 판매실적만 집계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는 수입차협회가 아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원사이기 때문에 내수 판매실적에 잡힌다. 과거에도 GM대우(현 한국GM)의 스테이츠맨이나 베리타스 등 외국에서 생산, 국내에서 판매하는 차량이 있었으나 판매대수가 미미해 통계오류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QM3판매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 같은 논란은 갈수록 불거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계에선 QM3의 통계적 오류를 바로 잡지 않을 경우 국내 완성차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내 인기모델인 중형 및 준대형급 모델이 QM3와 같은 방식으로 국내에 들어와 판매될 경우 국내 자동차산업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QM3가 많이 팔린 배경은 가격에 있다. 유럽현지에서는 르노 캡처(Captur)라는 차명으로 2만1000유로 안팎(2700만원 가량)의 가격대에 팔리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2250만~2450만원에 판매된다. 이 가격을 주고 사야 할 차를 한국에서는 최대 450만원가량 싸게 살 수 있으니 잘 팔릴 수밖에 없다.
이병문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