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의 운영기관인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2016년까지 통합된다. 서울시는 지난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하철 통합혁신 추진’ 구상안을 발표했다.
서울지하철 통합안의 핵심은 1~4호선 운영주체 ‘서울메트로’와 5~8호선 운영을 맡고 있는 ‘도시철도공사’ 양 공기업의 경영혁신이다. 통합을 통해 양쪽의 지출을 줄이고, 여기서 절감한 비용을 꼭 필요한 분야에 투자함으로써 안전․서비스 개선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구상이다.
서울시는 1994년 지하철 5~8호선 개통을 준비하면서 기존 1~4호선 서울메트로와 경쟁구도를 형성, 선의의 경쟁관계를 통한 국내 지하철 산업과 서비스 발전을 유도하기 위해 ‘도시철도공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20여 년 간 인력․업무 중복, 물품 개별구매에 따른 추가비용 발생 등 분리 운영으로 인한 비효율이 갈수록 심화되고, 설립 당시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평가가 제기되면서 양공사 체제에 대한 재검토 요구가 일어났다.
특히 무임승차 증가, 무료 환승제 도입 등으로 양 공사의 부채가 4조 6000 억 원에 이르고, 현재 예정되어 있는 노후 시설물 재투자 비용만 1조 6000 억으로 예상되는 등 조직 혁신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통합은 불가피해졌다.
서울지하철이 통합되면 지하철 운영 규모는 총 연장 300.1㎞, 하루 수송인원은 68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내년 1월부터 서울지하철 통합 추진단을 꾸려 통합 절차에 돌입하며 2016년 상반기에 조직을 개편해 같은 해 말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어 서울지하철 통합을 기반으로 경기 등 수도권과도 지하철 운영주체를 통합해 ‘수도권교통공사’를 설립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통합 기관에 대해 공기업 최초로 근로자 대표가 경영에 참여하는 노동이사제와 경영협의회를 도입, 참여형 노사관계를 정립하며 인력이 부족한 분야에 남는 인원을 재배치하는 등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밝혀 노조의 동의를 얻어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간 ‘부실, 방만’ 등 부정적인 시각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서울지하철을 시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하기 위해 인력 빼고 모든 것을 다 바꾸는 과감한 쇄신을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돌 기자 다른 기사 보기